18년을 한 팀에서 뛴 ‘햄 덩컨’ 함지훈, 2025–26시즌 끝으로 코트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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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지훈은 늘 스포트라이트를 피해온 선수였다. 하지만 KBL은 그의 마지막을 조용히 넘기지 않기로 했다.
KBL은 이번 주부터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를 상대하는 모든 팀이 조금은 특별한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치르게 된다고 밝혔다. 리그는 18시즌 동안 한 팀에서만 뛰며 한국 농구 한 시대를 상징한 함지훈을 위한 은퇴 투어를 시작한다. 팬들은 리그 10개 전 구장에서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할 수 있게 된다. 이 같은 예우를 받은 선수는 원주 DB 프로미의 전설이자 현 감독인 김주성에 이어 함지훈이 두 번째다.

함지훈(42)은 화요일, 2025–26시즌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2007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10순위로 지명된 그는 현대모비스 유니폼만 입고 839경기에 출전해 8,338점을 기록했다. 현재 KBL 최고령 현역 선수이자, 가장 꾸준한 선수 중 한 명으로 남아 있다.
그는 오랜 기간 은퇴 투어 제안을 고사해왔다. “그럴 자격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생각을 바꾼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아이들에게 자랑스럽게 농구 인생을 마무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고, 후배 선수들에게도 묵묵함과 충성심이 여전히 의미 있다는 사실을 전하고 싶었다고 했다.
함지훈의 공식 은퇴식은 4월 8일, 정규리그 마지막 홈경기인 창원 LG 세이커스전에서 열린다.
그의 가치는 단순히 오래 뛴 데서 그치지 않는다. 유재학 감독, 그리고 당시 에이스 가드였던 양동근(현 현대모비스 감독)과 함께 함지훈은 현대모비스 왕조를 구축했고, 다섯 차례 챔피언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특히 2009–10시즌에는 정규리그 MVP와 챔피언결정전 MVP를 동시에 수상하며 리그 최고의 빅맨으로 자리매김했다.

화려함과는 거리가 있었다. 압도적인 신체 조건이나 덩크슛 대신, 정확한 슛과 탄탄한 기본기, 그리고 상대의 허를 찌르는 농구 지능으로 경기를 지배했다. 골밑에서의 영리한 피벗과 패스로 수비를 무너뜨리는 모습은 NBA의 팀 던컨을 떠올리게 했고, 팬들은 그에게 ‘햄 덩컨’이라는 별명을 붙였다. 빅맨임에도 어시스트 수치가 유독 높은 커리어 기록은 그의 스타일을 잘 보여준다.
함지훈은 공을 관중과 팬들에게 돌렸다.
“이기든 지든 팬들은 늘 응원해주셨고, 그 힘으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 이런 사랑을 받은 게 제 인생 최고의 영광입니다.”
현대모비스의 황금기를 함께했던 양동근 감독은 이제 지도자의 위치에서 함지훈의 마지막 시즌을 함께하고 있다.
“솔직히 몇 년 전에 은퇴했어도 이상하지 않았습니다. 40살이 넘어서도 팀에 남아 후배들의 본보기가 되어준 게 정말 고맙습니다.”
양 감독은 함지훈에게 또 하나의 별명도 붙였다. 어떤 상황에서도 태도가 흔들리지 않는다는 의미로 ‘함한결’. 힘든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그의 모습에서 나온 표현이다. 함지훈은 이 별명을 마음에 들어 했다.
“팀이 필요로 하는 선수였다고 말해준다면, 그걸로 충분합니다. 신인 때부터 제 목표는 늘 그거였습니다.”
화려한 스타가 되기보다는 빈자리를 채우는 조각이 되고자 했던 선수. 함지훈은 18년 동안 정확히 그 역할을 해냈다.
아쉬움도 남아 있다. 양동근 감독의 첫 시즌, 현대모비스는 13승 22패로 8위에 머물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동근이와 함께 반지 6개를 끼고 은퇴하고 싶었어요. 그게 가장 아쉽죠.”
강도 높은 훈련과 몸싸움에서 벗어난다는 생각에 홀가분함과 허전함이 동시에 밀려온다고도 했다. 그럼에도 농구계는 변함없이 코트를 지켜온 ‘햄 덩컨’에게 따뜻한 박수를 보내며 그의 마지막을 배웅하고 있다.
18년을 한 팀에서 뛴 ‘햄 덩컨’ 함지훈, 2025–26시즌 끝으로 코트를 떠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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