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릴라 사육장에 어린이가 떨어진 사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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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원은 야생동물과 인간 사이에 방벽을 둬 안전하게 동물을 관람할 수 있게 설계되지만, 이런 설비가 완벽하게 출입을 막는 것은 아니며 인간이 동물의 사육장으로 떨어지는 사례가 종종 있어왔습니다
그 중에서도 이번에는 고릴라 사육장에 어린이가 떨어진 사건들을 소개해볼까 합니다
1. 잠보의 사례
1986년 영국 저지섬의 저지 동물원에서 5살짜리 소년이 고릴라 사육장에 빠져 의식을 잃은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당시 무리를 이끌던 25살의 실버백 잠보(Jambo)는 의식을 잃은 소년에게 다가가 다른 고릴라들이 접근하지 못하게 지키고 앉아있다가 의식을 잃은 아이의 등을 쓰다듬는 행동을 보였습니다
아이가 의식을 되찾고 울기 시작하자 잠보와 다른 고릴라들은 놀라서 멀찍이 도망쳤고, 구급대원 한 명과 사육사 두 명이 밧줄을 타고 우리로 내려가 아이를 구조했습니다
이 사건은 주요 뉴스 채널과 신문에 보도가 되었고 폭력적이라고 인식되던 80년대 당시의 고릴라 이미지를 바꾸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건의 주인공인 잠보는 1961년 4월 17일 스위스 바젤 동물원에서 태어난 서부로랜드고릴라로, 20명의 자손을 두었으며 1992년 9월 16일 대동맥류 파열로 인해 31살의 나이로 사망하였습니다
실버백임에도 자신의 영역에 떨어진 아이에게 관용적이고 보호적인 행동을 보였다는 점이 인상깊습니다
사후엔 고릴라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바꾸는데 도움을 준 잠보를 기리는 의미로 동물원 부지 내에 청동상이 세워지기도 하였습니다
2. 빈티 주아의 사례
잠보의 사건 후 10년 뒤, 1996년 브룩필드 동물원에서도 3살짜리 소년이 고릴라 전시장 주변 벽을 올라가다 24피트(7.3m)의 고릴라 우리 아래로 떨어져 손이 부러지고 얼굴에 큰 상처가 생기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관람객들이 비명을 지르는 가운데, 17개월짜리 새끼를 안고 있었던 당시 8살의 빈티 주아(Binti Jua)는 의식을 잃은 아이에게 다가가 상태를 확인하고 내실과 연결된 문으로 아이를 들어옮겨 사육사들에게 인도하였습니다
아이는 병원에서 나흘을 보낸 후 완전히 회복했고 빈티는 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몇 달간 사육사들에게 특식을 제공받았다고 합니다
빈티 주아는 기본적으로 순한 암컷 고릴라였으며, 어미에게 버림받아 사육사 손에서 인공포육을 받으며 자라났었고, 당시 쿨라(Koola)라는 이름의 아기를 기르던 엄마였던 데다가 건강검진을 위해 새끼를 사육사에게 인도해주는 훈련을 수차례 반복해왔기에 어찌보면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할 수는 있겠으나 그럼에도 감동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겠네요
빈티 주아는 2025년 오늘날에도 37세로 브룩필드 동물원에서 건강하게 살아있으며 빈티 주아의 자식인 쿨라도 엄마와 똑 닮게 성장하여 캄바, 노라, 알리 등 여러 딸을 낳으며 잘 살고 있습니다
여담으로 빈티 주아는 수화하는 고릴라로 유명한 코코의 조카딸이기도 합니다
3. 하람베의 사례
마지막으로는 안타깝게도 가장 유명한 사건일 것으로 추정되는 하람베의 사례입니다
빈티 주아의 사건 이후 20년 후, 2016년 신시내티 동물원을 방문한 3세 소년이 울타리를 넘고 덤불을 헤집어 기어가 고릴라 사육장의 해자에 빠졌습니다
사육사들은 즉시 외실에 있던 세 마리의 고릴라에게 내실로 들어가라는 신호를 보냈고 암컷 두 마리는 명령을 따랐으나 200kg의 수컷 실버백인 하람베는 물속에서 첨벙거리는 아이를 살펴보기 위해 해자로 내려갔습니다
그 후 10여분간 하람베는 아이를 관찰했는데, 구경꾼들의 비명 소리에 점점 더 불안해지기 시작하여 아이를 넘어뜨리거나 물속에서 질질 끌고 다니는 등의 위험한 행동을 보여줬습니다
결국 아이의 생명을 우려한 동물원 관계자들의 판단 하에 하람베는 저격당해 즉사하고 맙니다
아이는 외상을 입고 신시내티 어린이 의료 센터로 이송되었는데 생명에 지장은 없었다고 합니다
앞의 두 사건과 다른 결과가 나온 까닭에는 여러 이야기가 많으나, 개인적으로는 하람베가 잠보처럼 나이를 많이 먹어 자식도 여러 번 본 원숙해진 실버백 가장도 아니었고, 빈티 주아처럼 아기를 기르고 있어 모성애가 넘치는 엄마도 아니었던 17살의 혈기왕성한 젊은 실버백이었다는 점이 가장 큰 원인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영상에서 보이는, 팔과 가슴을 쭉 편채 아이 앞을 가로막거나 푸닥거리를 하며 질질 끌고 다니는 모습은 전형적인 권력을 다지기 시작하는 블랙백~실버백의 자기과시 행동과 많이 흡사하기도 하고요. 물론 관광객들의 탄식과 비명도 큰 악효과를 냈을 겁니다
또한 하람베는 신시내티 동물원에 입주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설의 환경 및 사육자들과도 익숙하지 않은 상태였기에 더 경계적으로 반응했었을 가능성도 비극의 원인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람베 사건은 동영상으로 촬영되어 언론과 인터넷에서 큰 화제가 되었고 세간의 주목을 받아 여러 논란을 야기했습니다
당시 여론은 과잉진압이라는 의견도 많이 나왔으나 현재로썬 그 상황에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는 주장이 주류 의견이고, 동물원에 더 나은 관리 기준이 필요하다는 쟁점도 따라붙었습니다
큰 이슈가 된 하람베는 이후로 여러 인터넷 밈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여담으로 하람베가 2살이었던 2002년 1월 6일에, 이산화염소 정제가 사육장 난방기에 너무 가까이 놓여있어 엄마 및 형제자매 3마리가 염소 가스 중독으로 사망하고 구사일생으로 혼자 살아난 참사가 있었습니다. 여러모로 사건사고가 많은 삶을 산 고릴라라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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